언론보도

사단법인 유쾌한반란은 '실천'을 중시합니다.

AI는 어떻게 ‘좋은 기술’이 되는가… ‘AI for Good 포럼’이 던진 질문

  • 소셜임팩트뉴스=최소원 기자 [2026.03.26]


18일, 헤이그라운드 성수서 ‘AI for Good 포럼’ 개최
‘어떻게 만들 것인가’보다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주목
기본사회·정책·현장 사례까지… 사회적 AI 방향 논의


사단법인 유쾌한반란과 사회혁신기업가네트워크, 시민기술네트워크가 지난 18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AI for Good 포럼’을 열었다. 약 100여 명이 참여한 이번 포럼은 AI 기술을 사회문제 해결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정책과 현장의 관점에서 함께 짚는 자리로 진행됐다.

6da520e687434.png
사단법인 유쾌한반란·사회혁신기업가네트워크·시민기술네트워크가 3월 18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 브릭스홀에서 ‘AI for Good 포럼’을 열고 AI 기술을 사회문제 해결에 적용하기 위한 방법을 논의했다. 왼쪽부터 ▲시민기술네트워크 이재흥 상임이사 ▲식스티헤르츠 김종규 대표 ▲tobl.ai 유호현 대표 ▲오로라플래닛 김진원 대표 ▲나눔비타민 김하연 대표 ▲윤석원 에이아이웍스 대표 ▲루트에너지 김홍길 지역총괄이사 ▲MYSC 김정태 대표. /사진=조태현 작가


AI for Good이 되려면…‘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 선행돼야

이번 포럼의 핵심 질문은 ‘어떻게 AI for Good을 실현할 것인가’다.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넘어 사회문제 해결에 AI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논의했다. ‘AI for Good’을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실제 작동 방식으로 풀어보려는 시도다.

현장에서는 AI가 다양한 영역에 도입되고 있지만, 기술의 적용 자체가 곧 ‘AI for Good’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인식이 공유됐다. 같은 기술이라도 문제 정의와 설계 방식, 운영 구조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 과정에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가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됐다. AI의 성능이나 기능보다 어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설계되는지가 ‘for Good’을 가르는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패널토의에서는 이 문제의식이 더 구체화됐다. MYSC 김정태 대표는 ‘AI for Good’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며 ‘Business for Good’을 함께 언급했다. 그는 과거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중립적인 기업 활동’이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선을 위한 비즈니스’ 운동이 등장했고, 그 결과 비콥(B Corp)과 같은 흐름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AI가 같은 흐름 위에 놓여 있다고 짚었다. 비즈니스가 그랬듯, AI 역시 기술의 중립성을 전제로 둘 수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 설계되고 사용되는지에 따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며, 선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사회적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e202d544a09ef.png패널토의에서는 ‘AI for Good,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를 주제로 대화했다. 왼쪽부터 ▲오로라플래닛 김진원 대표(모더레이터) ▲tobl.ai 유호현 대표 ▲윤석원 에이아이웍스 대표 ▲루트에너지 김홍길 지역총괄이사 ▲MYSC 김정태 대표. /사진=조태현 작가


다른 패널들도 유사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tobl.ai 유호현 대표는 “AI for Good에서 Good은 ‘가치관 전환’”이라며, 기술 자체보다 사회적 균형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이아이웍스 윤석원 대표 역시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지 설계가 필요하다”며 AI의 방향은 기술이 아니라 사회의 선택과 결정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AI 기본사회? ‘모두가 사용하는 AI’는 어떻게 가능한가

기조강연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정책 차원에서 풀어내는 시도가 제시됐다. 시민기술네트워크 이재흥 상임이사는 ‘모두를 위한 AI: AI 기본사회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AI를 공공재로 활용하기 위한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AI를 특정 기업이나 플랫폼의 자산이 아닌, 사회 전체가 활용해야 할 기반 기술로 정의했다.

현재 정부가 제시한 ‘AI 기본사회’는 국가가 AI 기반 서비스를 제공해 새로운 사회적 안전망과 경제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 확대 등 국가 전략과도 연결돼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기술 공급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단순히 AI를 보급하는 것을 넘어 시민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조건과 구조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상임이사는 AI 기본사회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기술 접근권을 보장하는 기술 기본권과 ▲위험을 통제하기 위한 AI 레드라인 ▲시민이 참여하는 의사결정 구조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f97cb87c66142.png
시민기술네트워크 이재흥 상임이사가 ‘모두를 위한 AI: AI 기본사회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AI 기술을 특정 기업의 전유물이 아닌 공동체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자산(Public Good)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관점을 제시하고 AI 포용 국가의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사진=조태현 작가


또 AI를 사회 전체가 활용하는 기반으로 만들기 위해 소셜벤처와 사회적경제 조직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현장의 문제를 이해하는 주체가 기술 활용의 방향을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상임이사는 이동약자의 접근성 문제 해결을 위해 공익 데이터를 직접 구축하는 사단법인 무의, (사)한국1형당뇨병환우회 김미영 대표와 1형 당뇨 환자들이 만든 오픈소스 혈당 모니터링 시스템 ‘Nightscout(나이트스카우트)’, AI웍스·이큐포올·고요한모빌리티가 농난청인을 위해 개발하고 사용화한 수어 택시 등을 예시로 들었다. 이처럼 민간이 공익 데이터를 생산하고 이를 공공 영역과 연결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와 산업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기본사회’의 핵심은 시민 누구나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공공 데이터 개방, 교육, 활용 기반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하며, AI를 성장의 수단이 아니라 사회 운영의 인프라로 바라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AI는 사회문제를 어떻게 다시 설계할 수 있을까

사례 발표에서는 AI가 사회문제 해결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복지, 지역, 기후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는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고 운영 방식을 재구성하는 방향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나눔비타민 김하연 대표는 아동급식카드의 한계를 보완한 ‘나비얌’ 플랫폼을 소개했다. 기존 급식카드는 사용처가 제한적이고 이용 과정에서 낙인감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나비얌은 모바일 인증과 QR 결제를 도입해 이러한 장벽을 낮췄다. 아이들은 급식카드를 드러내지 않고 식사를 이용할 수 있고, 공공·기업·민간의 자원이 함께 활용되면서 식사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이용과 결제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가 연결되면서 지원이 필요한 시점에 끊기지 않도록 관리되는 구조다.

이 구조는 기존 시스템이 포착하지 못했던 사각지대를 줄이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지역 가게의 자발적 음식 제공은 기부로 인정되고, 기업은 자동 생성된 리포트를 통해 지원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AI가 이용 데이터를 분석해 식습관 개선 알림을 제공하는 기능이 추가되면서 아이들의 영양 관리까지 가능해졌다.

83ef86e9416b2.png사례 발표 세션에서는 AI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사회혁신 모델이 소개됐다. ▲나눔비타민 김하연 대표 ▲ 유니크굿컴퍼니 송인혁 대표 ▲ 식스티헤르츠 김종규 대표가 AI를 활용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자사의 사례를 공유했다. /사진=조태현 작가


유니크굿컴퍼니 송인혁 대표는 피지털 AI와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에듀테크 모델 ‘리얼월드’ 사례를 소개했다. 리얼월드는 특정 장소에 이야기와 미션을 결합한 체험형 콘텐츠를 만드는 서비스다. 그는 기존에는 아이디어를 실제 콘텐츠로 구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AI를 활용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시제품을 만들고 바로 실행해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AI 시대를 상상과 실행의 간격이 사라지는 ‘무간의 시대’로 정의했다. 이에 따라 콘텐츠를 만드는 주체가 확대되고, 일부 전문가가 아니라 누구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만큼 무엇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기준과 문제 설정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식스티헤르츠 김종규 대표는 전국에 분산된 재생에너지 설비를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가상발전소(VPP) 구축 사례를 소개했다. 태양광·풍력 등 소규모 발전소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모아 발전량을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요와 공급을 조정한다. AI는 기상 데이터를 활용해 발전량 변동을 예측한다. 생산과 소비의 흐름을 조정하는 데에도 활용된다. 재생에너지 발전 특성 상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수급 불균형을 줄이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전환’의 문제라고 짚었다. 인공지능은 증기기관, 전기, 컴퓨터와 같이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범용기술’로, 확산 과정에서 조직과 산업 전반의 변화를 동반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에너지 전환 역시 같은 특성을 갖고 있으며, AI 전환과 결합될 때 생산과 소비 구조 전반에 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AI for Good, 기술이 아닌 ‘사회적 선택’의 문제

이번 포럼은 AI를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의 도구로 어떻게 설계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다양한 층위에서 다룬 자리였다. 기술의 가능성을 논의하는 데서 나아가 정책과 현장 사례를 통해 ‘누가, 어떤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AI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 속에서 그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이를 설계하고 사용하는 사회의 선택이라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결국 ‘AI for Good’은 기술이 아니라, 어떤 기준과 방향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유쾌한반란 박새아 상임이사는 “이번 포럼이 AI를 위기가 아닌 사회문제 해결의 기회로 바라보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기술 격차와 윤리, 접근성 문제까지 아우르는 논의를 이어가며 ‘모두를 위한 AI’의 비전을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 원문 보러가기